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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드라마 리뷰

영화 브로큰 (2025) 리뷰 – 하정우 X 김남길, 파국으로 향하는 두 남자의 질주

by 소담토리 202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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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예고된 파국의 시작

이야기는 민태(하정우)가 동생 석태의 시신을 찾으며 시작된다. 과거 폭력 조직에 몸담았던 민태는 이제 범죄에서 손을 씻고 평범하게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동생의 죽음과 아내 문영의 실종이라는 두 사건으로 인해 다시금 어두운 세계로 발을 들인다.

그런데 사건의 단서가 다소 뜻밖이다. 한 베스트셀러 소설. 그리고 그 소설을 쓴 작가 호령(김남길). 민태는 소설 속 내용이 자신이 겪은 사건과 기묘하게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내 그 작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픽션이었어야 할 이야기 속에 ‘현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마치 누군가 모든 걸 조종하고 있었던 것처럼.

이후 민태는 소설의 내용을 따라가며, 점점 더 어둡고 복잡한 진실에 다가간다. 그리고 그 끝엔 호령이 있다. 과연 그는 예언자인가? 공모자인가? 아니면 그저 우연에 휘말린 피해자인가?






하정우 vs 김남길 – 긴장과 불신의 연기 대결

《브로큰》은 사실상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맞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정우는 여전히 특유의 거칠지만 섬세한 내면 연기로 민태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훌륭하게 표현한다. 그는 폭력과 회한 사이를 오가며, 자신의 분노를 어떻게든 통제하려 애쓴다. 하지만 상황은 그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다. 결국 그는 다시 무너진다.

반면, 김남길이 연기한 호령은 불가사의한 인물이다. 처음엔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그의 언행 하나하나에는 묘한 의도와 거리감이 담겨 있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며,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을 피한다. 그는 민태에게 “당신은 진실을 원하나, 아니면 복수를 원하나”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그 묘한 연기톤은 긴장을 더욱 끌어올린다.

이 둘은 마치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 같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비슷한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고, 그 상처는 서로를 끌어당기며 또 밀어낸다. 이 묘한 관계성은 단순한 악역과 주인공의 대결 구도를 넘어서게 만든다.






✔️브로큰이라는 제목의 의미

이 영화의 제목 ‘브로큰’은 단순히 누군가가 망가졌다는 의미를 넘어서, 관계와 신뢰, 도덕, 그리고 인간 자체가 부서졌다는 상징이다. 민태는 동생의 죽음을 통해 ‘가족’이라는 가치를 잃었고, 호령은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진실’이라는 개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 부서진 세계를 안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붙들고자 한다. 복수일 수도 있고, 용서일 수도 있다. 혹은 그저 이해받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영화는 묻는다. 우리가 진실을 알게 되면 과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더욱 망가질까?






✔️총평 – 장르의 틀을 깬 감정 중심 스릴러

《브로큰》은 단순한 복수극이나 미스터리물이 아니다. 장르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훨씬 인간적인 질문이 들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상처는 극복될 수 있는가’, ‘진실은 구원일 수 있는가’ 같은 물음들. 하정우와 김남길의 깊은 연기와 안정적인 연출이 만나 이를 훌륭하게 전달해낸다.

잔잔하지만 팽팽하고, 어둡지만 묘하게 따뜻한 감정이 남는 영화.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은 물론,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스토리의 개연성에 약간의 호불호는 있겠지만, 몰입도 있는 영화가 그리웠던 이들에게 ‘브로큰’은 충분히 인상 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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