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들이 많아진 요즘, 『광장』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분위기와 정서에 공을 들인 작품이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기반으로 하되, 단순한 실사화가 아닌 재구성에 가까운 각색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1. 분위기로 끌어가는 드라마
『광장』은 거대한 사건이나 과장된 감정보다는, 인물 간의 묘한 긴장감과 말 없는 흐름으로 서사를 이어간다.
초반부는 다소 느리게 흘러가지만, 인물들의 표정, 침묵, 그리고 도시적 배경이 전하는 분위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카메라 워킹, 조명, 대사의 밀도까지 조율된 듯 차분하면서도 무겁다. 이 드라마는 직접 설명하기보다는 느끼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2. 웹툰과는 다른 결
웹툰이 상징적 구조와 강한 캐릭터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면, 드라마는 보다 현실적인 정서와 인물의 심리에 집중한다.
원작의 흐름을 따라가되, 구체적인 사건 전개나 인물 간의 역학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주인공 ‘남기준’의 내면이 더 깊게 조명되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또한 훨씬 세밀하게 재구성됐다.
그 덕분에 원작에서는 빠르게 지나갔던 감정선이 드라마에서는 천천히, 길게 잔상처럼 남는다.
'광장'이라는 공간도 웹툰에선 다소 추상적인 의미였다면, 드라마에서는 사회 속 질서와 개인의 고립감을 상징하는 무대로 현실감 있게 묘사된다.

3. 드라마만의 재미
『광장』은 전형적인 범죄물이나 액션 장르와는 거리가 있다.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감정, 관계, 선택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만큼 잔잔하고 밀도 높은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극의 톤과 잘 어우러진다. 특히 주연 배우는 많은 대사를 하지 않으면서도, 시선과 표정으로 인물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전체적으로 말수가 적은 드라마지만, 그만큼 침묵의 무게가 크다.


4. 웹툰과 달라진 점
드라마는 원작을 기반으로 하되, 스토리 구조와 인물 배치에 여러 변화를 줬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축약이나 생략이 아닌, 드라마라는 매체 특성에 맞춘 ‘재배열’에 가깝다.
기석의 비중 확대
원작에서 상징적으로 그려졌던 동생 기석의 이야기가 드라마에선 더 중심에 가깝게 다뤄진다.
그의 죽음이 단순한 계기가 아니라,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을 이끄는 실질적인 축이 된다.
인물 간 관계 변화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 간 관계가 훨씬 입체적으로 묘사된다. 원작에서 비중이 적었던 인물이 주요 인물로 격상되거나, 반대로 설정이 축소된 인물도 있다.
특히 몇몇 인물은 선악의 경계가 보다 분명해지면서, 긴장감 있는 구도로 재정리되었다.
배경 설정의 현실화
웹툰이 다소 상징적이고 압축된 공간감을 지녔다면, 드라마는 도시의 현실성과 조직 세계의 생생함을 강조한다.
이는 특히 ‘광장’이라는 공간이 인물들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서사 리듬 조절
몇몇 사건은 순서를 바꾸거나 생략, 혹은 새로 추가되어 있다. 속도감보다는 감정과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쪽에 무게를 둔 구성이다.
넷플릭스 『광장』은 원작 웹툰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드라마만의 방식으로 감정선과 현실성을 더한 작품이다.
다른 듯하면서도, 본질은 그대로 유지한 이 변화 덕분에 원작 팬에게는 새로운 시선으로, 처음 접한 시청자에게는 완성도 높은 독립 작품으로 다가온다.
묵직하지만 조용히 마음에 남는, 그런 드라마다.
웹툰 리뷰 링크
https://myongmyongk.tistory.com/m/268
현실과 상징이 겹쳐지는 공간, 『광장』 웹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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